자수정(Amethyst)
자수정은 지구상에 가장 흔한 광물 중의 하나인 석영이다. 석영은 무색으로 산출되는데 반하여, 자수정은 보라색을 띠는 석영이다. 보라색을 띠는 보석용 질을 갖는 석영은 그리 흔하지 만은 않기 때문에 귀한 보석으로 대접을 받고 있다.
자수정은 화강암체에 만들어진 빈 공간에서 성장한다. 정동에서 초기에 성장하는 석영은 대체로 무색이나, 결정의 상부로 가면서 자수정으로 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정구조 내 규소가 들어갈 자리에 알루미늄과 철이 소량 들어가면 아름다운 보라색을 띠게 된다.
자수정은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채취되지만,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의 마사황토 진흙에서 결정된 우리나라의 자수정을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품질로 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수정의 국내 산출은 점점 더 희귀해지고 있다. 경남의 언양과 울진 지역에서 아직도 훌륭한 자수정이 소량이지만 산출되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18세기 이전에는 보라색이 권력과 부를 상징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른 색에 비해 보라색 염료를 채취하는 과정이 너무 어려워 보라색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라색이나 자주색 옷은 귀족이나 부자밖에 사용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서구에서는 맑고 투명한 보랏빛을 띠는 자수정은 귀족을 상징하는 돌로 고귀하게 여겨졌으며, 중세 왕관을 장식하는 귀한 보석이었다.
자수정의 유래

영어로 ‘아메시스트(Amethyst)’라고 불리는 자수정의 유래는 술의 신 ‘바커스’와 관련된 전설로 그리스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커스는 달의 여신 다이아나를 사랑하였지만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 여신에 격분한 바커스는, 다이아나의 신전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자는 호랑이에게 잡혀 먹히게 하리라는 저주를 내렸다. 그때 마침 신전을 나오던 소녀가 호랑이의 공격을 받을 위험에 처하게 되자, 이를 본 다이아나가 최악을 모면하게 하려고 그 소녀를 투명한 돌로 변하게 하였다. 바커스는 자신의 저주를 후회하고 돌로 변한 소녀에게 포도주를 부었다. 그러자 그 돌이 순식간에 보랏빛 자수정으로 변하였다는 것이다.
이집트에서는 자수정을 황도 12궁의 염소자리 보석으로 사용하였다. 바커스와 포도밭의 적인 염소로 사용된 자수정의 사연 때문인지는 몰라도, 자수정을 지니고 있으면 술에 취하지 않는다는 전설이 따라다니는 보석이기도 하다. 실제로 자수정(아메시스트)은 그리스어로 아메타스토스, 즉 ‘술에 취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이다. 자수정은 고대 그리스 유적을 발굴하면서 많이 발견되었는데, 이 신화는 로마에도 전해져 파티를 좋아하던 로마인들이 술잔을 자수정으로 장식하여 숙취를 예방하는 용도로도 사용하였다고 한다. 또한 자수정을 몸에 지니고 있으면 나쁜 생각을 하지 않고 침착해지며 영리해진다고 믿었다. 그리고 전염병도 피할 수 있다고 여겼다.
자수정은 2월의 탄생석이며, 결혼기념일 보석으로 4년차와 17년차를 기념하는 보석이다. 성실, 평화를 상징하는 자수정의 청색은 하늘을 뜻하고 붉은색은 사람의 피를 상징해 자수정은 ‘하늘과 인간을 이어주는 보석’으로 상징되기도 하였다. 다량의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천연 자수정은 인체에 영향을 미쳐 저온에서도 다량의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체내의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주는, 신비의 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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